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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리어

대기업 SCM 10년차가 스타트업에서 ‘나만의 전문성’을 찾는 방법

SCM 관리는 기업의 필수적인 활동입니다. 10년동안 대기업의 업스트림을 관리한 후, 현재 스타트업에서 다운스트림을 관리하고 있는 SCM Lead를 만나 효율적인 SCM 관리는 어떤 것인지 또 이를 수행하기 위한 역량이 무엇인지 직접 물어보았습니다.
오늘의집 SCM 관리

나 자신의 커리어를 계속해서 고민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연차와 경력이 쌓일수록 회사에서 요구하는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더 많은 일을 하면서 다른 형태의 일을 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한 기업에서 한 직무만 담당해왔다면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어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럼에도, 누구나 선망하는 대기업 10년차에 '나만의 전문성'을 고민하고, 치열한 스타트업으로 뛰어든 SCM 담당자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대기업 출신이라고 해서 전문성이 있다기보다, 그 안에서 나의 일을 어떻게 정의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오늘의집(기업명:버킷플레이스) SCM Lead 김원중 님을 소개합니다.

SCM 직무가 하는 일

"모든 흐름을 읽고 분석하는 SCM 관리자"

Q.  안녕하세요. 간단히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삼성전자에서 SCM Manager로서 10년을 근무하고, 현재 오늘의집에서 SCM 관리를 맡고 있는 김원중(이하: 🏠)입니다.

Q. 전체 커리어로 보면 SCM 직무 한 길만 파신 것 같은데, 이전 직무와 현재의 직무에 차이점이 있을 것 같아요. 

🏠: 이전 직장에서는 SCM팀 내 Demand Planning(DP)를 담당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어떤 제품의 미래 수요예측 혹은 계획을 세우는 것입니다. 이것을 바탕으로 생산 계획이 확정되다보니, 제조업 전체에서 가장 중요한 업무인 것이죠. 만약 우리가 예측한 수요양이 공급양보다 적다면 재고를 발생시키고, 수요양이 공급양보다 많으면 판매 차질이 발생합니다. 즉 생산이 확정되는 구간에는 DP값이 굉장히 중요하다보니, 이를 조율하고 수행나가는 업무라 할 수 있습니다.

지금 SCM팀에서는 MD가 기획하여 소싱한 상품을 수요예측과 발주, 물류센터 입출고 및 재고관리, 고객 주문 이후 배송과 반품까지의 프로세스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오늘의집이 상품을 직접 사입하고, 오늘의집 플랫폼 내에서 판매하기까지 프로세스 전반을 다루는 일인 것이죠.

이전에는 자재 구매, 제품 생산, 공급과 같은 Supply Chain의 업스트림에 가까웠다면, 현재는 다운스트림까지 다루면서 최종 소비자와 가까이 업무를 하고 있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라 할 수 있겠네요.

Q. 그럼 입사한 후, 이것만큼은 내가 기여할 수 있겠다 한 업무도 있을까요? 

🏠: 오늘의집이 주로 다루는 품목은 가구입니다. 가구는 워낙 부피가 크다 보니 재고 이동, 보관 과정에서의 비용이 상당합니다. 수요와 공급의 균형을 잘 맞추어야 하는 이유죠. 

이를 관리하기 위한 시스템은 이미 갖춰져 있었지만, 더욱더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개선하고자 했어요. 경험을 통해 얻은 데이터, 그리고 현재 프로세스를 통해 얻은 데이터까지 다 모아놓고, 좋은 건 더 좋게, 아쉬운 점은 더 좋은 시너지가 낼 수 있도록 보완했는데요. 다행히 그 목표를 잘 충족시켜서 내부 업무에 대한 효율성이나 만족도가 올라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대기업의 프로세스가 스타트업에 적용이 가능할까요? 

🏠: 대기업의 프로세스가 정답일 수는 없으나 하나의 교과서처럼 체득할 수 있는 중요한 부분인 것 같아요. 그저 규모나 인력이 많아서가 아니라, 프로세스의 이해도에 따라 유관부서와 더욱더 효율적으로, 빠르게 업무를 추진하는 것이 상당히 달라지거든요. 이전 직장이 그런 프로세스를 굉장히 강조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대기업에서 경험하고 쌓아온 지식들이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은 스타트업에는 맞지 않다라는 편견을 갖지 않으려 했어요. 되려 이전의 프로세스를 되짚어보면서 현재 기업에 도입할 수 있는 건 도입하자였죠. 더욱더 큰 그림을 그려감과 동시에 오늘의집 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면 얼마든지 적용할 수 있다 생각해요. 

SCM 직무가 갖춰야 할 역량

"데이터 분석력이 곧 공급망 전체를 읽을 수 있는 역량"

Q. SCM 직무로서 갖춰야 할 역량은 무엇이 있나요?

🏠: 가장 첫 번째로 커뮤니케이션 역량입니다. 소속된 팀뿐만 아니라 각 유관부서와의 협업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인데요. 이를 위해서는 공급망에 걸쳐져 있는 부서의 업무에 대한 호기심, 이해도가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저는 단순 정보에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각 담당자들이 어떻게 일하고 공통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엇을 생각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데요. 더 나아가 내부뿐만 아니라 파트너사에서 어떤 과정을 거쳐 저희 회사로 물품을 입고하는지, 말 그대로 모든 흐름을 살펴봐야 합니다. 실제로 SCM 채용 공고에서 이해관계자 간 의견 조율 및 합의 도출에 대한 역량이 포함되고요.

두 번째는 문제에 대한 접근 방식인 것 같아요. 어떤 문제를 단순히 열심히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자동적, 구조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효율적인 프로세스를 구축해야 하거든요. 프로세스가 잡히면 각자의 업무에만 집중하면서도 문제점을 원활히 해결할 수 있고요

실제로 입사 후 가장 주목하고 빠르게 개선하고자 한 점이 있는데요. 물류센터에 입고되는 차량의 혼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일 15분 단위로 입고 일정을 여러 파트너사와 조율하는 업무를 하는 과정을 목격했습니다. 이 과정을 메신저, 전화, 엑셀 등 여러 가지 채널로 소통하고 관리하시더라고요. 원래 가구 업계가 이렇게 하나하나 수기로 관리하고 있었는지 여쭤볼 정도로요. 

다만, 오늘의집 플랫폼이 앞으로 계속해서 성장하면서 다루는 물량도 많아질 텐데, 그때도 동일한 방법으로 처리하다 보면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점이었죠. 만약 ‘수강 신청하듯이 파트너사에서 자율적으로 입고 예약을 하게 만든다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하게 됐습니다. 

감사하게도 내부 PO와 개발자분들이 이러한 고민과 방향에 동의하고 협력해주셔서 물류 센터 입고를 위한 예약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습니다. 파트너사에는 더 많은 자율권을 드리고, SCM팀에서는 보다 적은 인원으로 전체 운영을 통제할 수 있어서 업무 효율적으로도 굉장히 개선되었습니다.

Q. 더 나아가 개개인이 아닌 SCM 팀 자체에 강조하는 역량도 있을 것 같아요.

🏠: SCM 팀은 모든 공급망 내의 프로세스를 들여다보고, 모든 연결 고리를 조정해야 합니다. 때문에 본인이 맡은 업무만 혼자서 잘 해서는 안되죠. 각 역할이 모여 전체 프로세스를 잘 세팅하는 것이 SCM의 목표이기도 하고요. 

유관부서에 대한 이해도와 마찬가지로, 어떤 문제가 발생했을 때 본 담당자가 아니어도 다른 담당자가 인지할 수 있도록 서로 어떤 업무를 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공유할 것을 강조하는 편입니다. 

 Q.  결국 공급망 내 데이터에 대한 이해와 분석이 곧 KPI(성과지표)라 할 수도 있겠네요.

🏠: 아무래도 판매와 재고를 들여다보려면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핵심일 수밖에 없죠.

가장 중요한 것은 판매입니다. 결국 SCM의 역할은 판매를 잘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판매 목표를 달성하는지, 품절과 같은 판매 기회 손실은 없었는지 등을 매일 아침 확인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죠.

처음 SCM 직무를 시작했을 때, NFNA(No Forecast No Allocation) 원칙 아래 판매 계획을 수립하지 않았으면 팔지도 말라고 할 정도로 SCM의 엄격한 운영을 강조했던 시기가 있었어요. 계획보다 많이 판매를 하게 되면 전체 Supply Chain 측면에서 보면 비효율을 유발하고, 비용을 상승시킨다고 보기 때문이죠. 

단순히 많이 판매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요 예측과 같은 계획 대비 얼마나 팔았는지 파악하고 실적의 이면에 어떤 이유가 있는지 파악하고자 노력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희 팀원들에게도 판매 관련 데이터를 들여다 봄으로써, 적어도 시장에서 나오는 숫자에 대해서는 판매단과 대등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정도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편이에요.

두 번째는 재고입니다. 다만 재고를 좀 더 입체적으로 봐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재고는 어디에나 존재하거든요. 꼭 물류센터에 있는 물건만이 아니라, 운송 중인 상품이나 공장에서 생산 중인 상품도 재고에 포함될 수 있고요. 입고 예정 수량도 가상 재고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산업별, 직무별로도 재고의 의미가 달라지는데요. 직매입 방식의 이커머스 사업에서는 재고는 주문을 받고, 판매를 위한 도구로서 역할을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경쟁사 대비 높은 재고율이 매출 확대를 위한 무기가 될 수 있고요. 구매 측면에서는 재고를 활용하여 단가 협상을 위한 도구가 되기도 합니다. 

물론, 적정 수준 이상의 재고는 비용으로 인식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결국 재고의 본질은 탄력적인 시장 수요와 비탄력적인 공급 능력간의 불균형이나 예측 오차에서 비롯되는 결과물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을 것 같아요. 결국 재고의 다양한 형태와 재고가 발생하는 원인을 이해하고, 이를 잘 관리하고 활용하는 것이 SCM로서의 성과지표입니다.

커리어에 대한 고민과 방향성

"나의 일이 회사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까가 곧 나의 전문성"

Q. 사실 누구나 선망할 수 있는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이력만으로도 굉장히 많은 질문을 받으실텐데요. 그 배경을 간단히 알 수 있을까요?

🏠: 연차가 쌓일수록 회사로부터 굉장히 많은 도전과 생각지도 못한 기회를 받게 됩니다. 저 역시 10년 가까이 근무하는 과정에서 커리어의 방향성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 일, 잘 하는 일을 주어진 상황에서 계속해서 할 수 있을지를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했거든요. 여러 경우의 수를 놓고 고민 끝에, 같은 업무를 다른 환경에서 하기보다는 내가 자신있는 일을 새롭게 더 확장해나갈 수 있는 방향이 더 맞겠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기업 내 ‘주니어’ 레벨의 연차라면 여러 부서로 이동할 기회가 많습니다. 저 역시 마케팅에서 감사팀까지 다양한 제안을 받았었는데요. 당시에는 제가 다른 부서로 이동했을 때 정말 잘할 수 있는 일인지 확신이 없었습니다. 처음 배웠던 업무이자 흥미를 가지고 임했던 SCM에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더 옳다고 생각했고요. 

연차가 쌓이고, 한 조직에서 10년이 넘어가니 ‘과연 내가 이 분야의 전문가가 맞는가’, ‘삼성이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도 경쟁력을 갖춘 인력인가’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지더라고요. 그 과정에서 오늘의집 관계자분과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요.

여러 이야기를 나누면서, SCM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구매, 물류, 소싱 등 오퍼레이션과 관련된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겠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내가 자신있는 일을 새롭게 더 확장해나갈 수 있는 기회임과 동시에, 이전과 현재의 경험이 결합되면 저만의 경쟁력을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 것이죠.

Q. 그럼에도 이직하는 과정이 쉽지만은 않았을 것 같아요. 비슷하지만 다른 분야이기도 하고, 직무의 내용도 회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이죠.

🏠: 그런 간극을 좁히기 위해 커리어의 ‘폭’과 ‘깊이’에 대해 스스로 많이 고민을 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이 기업에 “내가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를 스스로에게 가장 많은 질문을 던지고, 인사 및 실무 담당자에게도 역질문을 드렸죠.(웃음)

제 자신은 90%를 수행했다 했더라도, 회사 전체나 각 팀의 실무진이 느끼는 기여도는 다를 수 있기 때문이죠. 다행히 많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충분히 기여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스스로도 충족돼서 합류를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Q. 합류하기까지 치열하게 했을 고민은, 입사 후에 변화가 있었을까요?

🏠: 기업이 추구하는 태도, 마인드에 매순간 놀라는 것 같아요.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시도에 대한 포용의 크기가 상당히 크거든요. 이전 회사에서 개인적으로나 직무적으로 가장 많은 영향을 받은 것이 “과거보다는 미래가 더 중요하다”는 마인드였는데요. 다른 스타트업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오늘의집은 ‘No.1 라이프 스타일 테크 컴퍼니’로서 굉장히 많은 시도를 할 수 있고 이를 적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이자 매력인 것 같아요. 

물론 저도 이를 위해 계속해서 고민하고, 기획 과정에서 오류는 없는지, 최적의 효율을 끌어낼 수 있는지 끊임없이 검토해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목표로 했던 것이 잘 수행되어 전사적인 효율을 높였다면 거기서 보람을 크게 느끼기도 하죠.

Q. 효율을 찾아내기 위한 고민이 상당한 것 같은데요.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방식으로 접근하려고 하시나요?

🏠: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 고민하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동일 하더라구요. 결국 내부의 효율을 높여서 고객 만족까지 극대화하는 것이죠.

“이전에 이런 문제가 발생하면 어떤 방법으로 해결해본 것 같은데?”라고 생각되면 주어진 상황과 환경에 맞춰 적용해본다던가, 경험과 데이터를 토대로 시도를 해보고 있어요. 다운스트림에서는 볼 수 없었던 업스트림에서의 관점을 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여러 시도를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변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늘 가지고 신속하고 주도적으로 변화와 혁신을 실행하고자 합니다.

Q. 그간의 커리어를 모두 다 풀어낼 수는 없겠지만 정말 다양한 시행착오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그 안에서 겪으며 깨달은 바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 일을 관리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결국 좋은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업무에 대하는 태도가 달라지는 것 같아요.그리고 일을 직접 수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 보면 특히 물류처럼 반복되고 쉬지 않고 진행되는 업무일수록 문제를 잘 대응하고 해결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를 프로세스화해서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주어진 시간에 수학 문제를 열심히 풀기만 하는 사람보다는 수학 문제를 풀고나서 틀린 문제를 유형화하고 난이도를 나눠서 오답노트를 만들고 복습하면서 공부하는 학생이 성적이 좋은 것과도 비슷한 것 같습니다. 제가 직장생활을 하면서 배운 것을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문제가 발생하면 즉시 오픈하고, 모여서 해결하고, 이를 프로세스화해서 동일한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활동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SCM의 keypoint

  1. 판매와 재고의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여 관리하는 것이 SCM의 성과지표
  2. 내가 회사에 무엇을,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가에 대한 고민은 필수
  3. 문제 해결은 '어떤 프로세스를 통해 어떻게 효율화하고, 이슈가 반복되지 않은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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